2020년 10월 5일 월요일

[번역] WeWork 대신 iWork에서! "내가 생각한 최고의 개라지 오피스" 구축기

 이 글은 전 AWS Japan 마케팅 헤더이자 현재는 커뮤니티 마케팅 전문가로서 일본의 여러기업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Ojima Hideki씨의 블로그 글을 본인의 허락을 받아 번역한 것 입니다. 

Ojima씨는 현재 여러 회사에 동시에 적을두고 활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근무 방식을 글 안에서 '병렬 경력(Parallel career)'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리모트 워크가 일반화된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무실에는 좀처럼 갈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집은 장시간의 업무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WeWork가 아니라 '내가 생각한 최고의 사무실'을 직접 만들어 보았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단 사무실 구상(이라고 쓰고 망상이라고 읽는다)

자신의 사무실을 가지려는 생각은 지금 일을 시작했을 때 부터 가지고 있었으며 실제로 집을 보러 다니고 있었습니다. 뒤돌아 보면 저는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 테크서밋에서 니시와키씨, 사킨씨와 가졌었던 패널 토론에서도 'iWork를 만들겠다!'라고 선언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구상이 좀처럼 구체화 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바이크를 실내에 둘 수 있는 집이 없다'라는 것 입니다. 개라지 오피스는 남자의 로망입니다. 기왕에 나만의 사무실을 만든다면 그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는

  • 1층의 도로에 접한 건물
  • 집주인이 바이크를 건물 내에 주차하는 것을 허락할 것
  • 현실적으로 임대 가능한 물건

이라고 하는 세 가지 장애물이 있어서 이를 충족하는 물건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집주인의 허락을 받는것이 어렵더군요. 특히나 집주인들은 임대해준 집에 휘발유로 움직이는 바이크를 주차한다는 것에 난색을 보였습니다.

또한 현재 적을 두고 있는 회사의 대부분이 도쿄 중심지에 멋지게 꾸며진 사무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곳을 사용한다면 편안하게 작업 할 수 있기 때문에, 솔직히 자신만의 사무실에 대한 필요성도 그다지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차고를 지닌 사무실을 갖고 싶다는 망상은 좀처럼 실현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사태로 인한 리모트워크 퍼스트와 갑자기 실현된 iWork구상

제 주변에 외국계 IT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이 많은 탓도 있지만,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올 3월 무렵 대부분의 작업이 리모트 워크로 전환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2020년9월인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리모트 워크로 인해 전철등의 출퇴근에서 해방되는것은 물론 환영할만한 것이었고, 집의 인터넷 환경도 비교적 쾌적했기때문에 이러한 흐름에 반감이 들지는 않았지만, 역시 집이라는 공간은 장시간 업무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나는 침실에서 일을 하고, 두 아이는 각자의 방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생활을 했습니다. 세 명 모두 각자의 방에 틀어박혀 있는 동안 아내는 거실밖에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각자의 방을 청소하는 타이밍을 잡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도심의 수많은 멋진 사무실에 갈 기회가 없어진 바로 이 타이밍에, 갑자기 나의 iWork 구상을 실현시켜줄 집이 눈앞에 나타난 것 입니다!

뼈대로부터 시작

이번 물건은 원래 타코야키 배달 전문점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1. 도로에 접해 있으면서 폭이 넓고(바이크 출입이 쉽다!), 같은 건물에 바이크 가게가 들어온 적이 있어서 2. 바이크를 실내에 주차하는것에 대해 주인의 허락을 받기 쉬웠고, 3.물건이 10~15년 후 재건축을 검토하고 있는 낡은 건물이다보니 집세도 비교적 저렴했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이 물건은 공실로 되어 있는것을 알았기에 "저기라면 싸게 빌릴 수 있을것 같고, 집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좋을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10년 후에 있을 재건축 전 까지만 임대가 가능하다는 계약조건 때문에 음식점에서는 실내 인테리어 비용등을 회수하는데 있어서 부담을 느껴 잘 나가지 않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역자 주: 한국 기준으로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같은 자리에서 10년 이상 음식점을 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제가 맺은 계약도 10년 계약으로서 최악의 경우 계약 만료 전에 건물이 철거될 가능성도 있지만, 제 경우 어차피 사무실로 이용할 것 이기 때문에 비용처리가 가능하므로 ROI를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질 필요는 없었다는 것과, 10년 후에는 내 나이도 60을 지나고 있을테니 우선은 그 때 까지만 쓸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근처 역으로 가는 길에 있었기 때문에 집에서의 출퇴근 뿐만이 아니라 사무실에 가기 전이나 후에 들럿다 가기에도 좋은 위치적으로 편리한 물건이라는 점에서 저에겐 딱 맞는 물건을 만나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전에는 타코야키집이었지만, 당시의 시설과 인테리어는 완전히 철거되어 있어서 블럭과 콘크리트에서 시작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물건을 보러 갔을 때의 사진입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다 바깥쪽 셧터도 열지 않은채 어둠속에서 물건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넓이(약 15평)가 있었으며, 완전히 뼈대만 남겨놓은 상태였기에 비록 한정된 예산이긴 했지만 내 취향의 인테리어가 가능했기에 계약 의사가 굳어져 갔습니다.

개라지 오피스를 만드는데 있어서 물건 찾기보다 힘든것이 사실은 시공 업자 선정입니다. 대부분의 인테리어 업자들은 개라지 오피스를 만든 경험이 없으며, 원래 바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 담당자가 되는 경우도 흔치 않으므로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의 구상을 설계와 목공에 강한 이벤트 시공업자 분들에게 이번 사무실 공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업체 분들과의 대화는 나 또한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편하다 라는 것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벤트 수가 급감하여 결과적으로는 제 사무실 만들기에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한 팀이 처음 사무실 자리를 방문한 사진입니다. 이때 처음으로 셔터를 열고 바이크를 주차하기에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와 출입이 가능한지를 확인 했습니다.


제가 시공 팀에게 제시한 요구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여러대의 바이크 보관
  • 헬멧이나 바이크 수트의 보관
  • 캠핑장비, 자전거 관련 용품의 수납
  • 작업 공간은 곡면의 대형 모니터와 넓고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
  • 방송 제작에 충분한 조명
  • 유튜브와 웨비너를 위한 크로마키 벽면
  • 풍부한 전원 콘센트
  • 초고속 인터넷
  • 바 카운터로 사용 할 수 있는 미니주방
기본적으로 나만을 위한 작업 공간이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모아온 캠핑도구와 바이크들, 주차된 바이크, 자동차를 감상할 수 있어야 할 것, 그리고 4~6명정도 앉을 수 있는 바 카운터와 유튜브 스트리밍이 가능한 스튜디오 공간이라는 것이 저의 요구사항이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까페 보다는 미국식 개러지를 지향하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초기에 나온 계획이 이것 입니다.

이것으로 위 요구사항들이 포함되어 있는것을 확인 할 수 있었으므로, 나머지는 시공을 진행하면서 그때그때 디자인, 위치, 조달되는 자재등을 확인하는, 마치 이벤트 부스를 인터렉티브하게 설계, 시공하는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진행해 갔습니다. 대략 디자인과 예산을 정하는데 한달 반 정도, 시공에 한달 정도가 걸렸습니다.

현지 확인을 통한 애자일한 진행


작업 첫날인 8월3일의 모습입니다. 바로 앞에 작업 및 자재 반입을 위한 트럭 주차가 가능하다는 것도 이 물건의 장점중 하나 입니다.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기전, 우선은 철저하게 청소를 합니다.


인테리어도 실물을 현지에서 확인하면서 결정해 가는 방식입니다.


벽면 인테리어가 진행된 것 만으로도 단번에 이미지가 달라졌습니다.


영상 촬영과 웨비너의 배경으로 사용될 부분도 현지에서 결정했습니다.


이번에는 바이크의 실내주차 관련해서 소방소에 신고하는 절차입니다. 소방서 분들이 작접 오셔서 현지 확인도 마쳤습니다.


책상이나 조명등이 들어서자 상당히 모양이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준비중)

자전거는 벽에 걸어두었습니다.


폭이 제법 있기 때문에 바이크가 주차된 상태에서도 낮잠을 잘 수 있는 접이식 대형 해먹을 놓을 자리도 나옵니다.



Still Day One!


인터넷등 아직 일부 작업이 남아 있긴 하지만 거의 시공이 완료된 덕분에 2020년 9월 1일 부터 사무실 운용을 개시 했습니다!


9월1일은 이전 직장인 AWS Japan을 2016년 8월 31일에 퇴직하고 지금의 경력을 시작한지 딱 4년째가 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거야 말로 Still Day One을 다시 확인시켜준 하루가 되었네요. 앞으로 이 사무실에서 보낼 10년동안 또 어떤 새로운 일을 만날지 두근두근 합니다.

작금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여러모로 신경이 쓰입니다만, 여러분을 사무실에 초대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면 꼭 방문해 주시길 희망합니다.

그 전 까지는 스트리밍과 웨비너를 통해 온라인으로 방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웨비너를 원하시는 분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